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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글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62 [한국일보]의사만 알던 환자치료정보 스마트헬스케어로 내손안에 쏙 관리자 15-10-13 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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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기록부터 생활 습관까지 스마트폰 앱 등으로 수집·관리

환자도 치료 참여하는 체계 구축… 만성 콩팥병 관리 앱 이달 선봬


유전자 분석 등 의학기술 발전에 따라 의료서비스가 질병 치료에서 평소 건강 관리를 통해 발병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헬스케어 시대로 옮겨 가고 있다. 개인 유전자 분석에 들어가는 비용도 최근 100만 원 선으로 떨어져,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손쉽게 해독해 자신이 앞으로 어떤 병에 걸릴지, 어떤 약이 부작용이 없을지 등을 사전에 알아내 맞춤치료 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헬스3.0시대’다. 미국 애플은 최근 헬스케어 연구 개발이 보다 손쉬워지도록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인 리서치킷(ResearchKit)을 아이폰을 통해 새롭게 선보였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스마트폰으로 질병과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 플랫폼인 ‘헬스 아바타’ 개발이 한창이다. 헬스 아바타 등 똑똑한 헬스케어 기술의 등장은 앞으로 우리의 질병 치료와 건강 관리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헬스 아바타는 병원 진료기록, 생체 정보, 라이프 로그로그(life logㆍ일상 생활습관의 기록) 등 개인 건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ㆍ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서울대ㆍ인제대 의대 등이 공동 개발 중이다. 빅데이터가 수많은 사람들에 관한 수많은 데이터라면, 헬스 아바타는 나에 관한, 나를 위한 빅데이터(퍼스널 빅데이터)다.

헬스 아바타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김주한 서울의대 교수는 헬스 아바타에 대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행 의료서비스는 철저한 공급자 중심이다. 의료 소비자인 환자들은 정작 비용을 대면서도 진단, 치료 등 과정에서 완전히 소외돼 있다. 환자의 질병과 치료 정보는 ‘나에 관한 것’임에도 엄격한 병원의 관리와 통제 아래 놓여 있다. 김 교수는 “현 의료시스템에서 환자들은 할 일이 거의 없다”며 “헬스 아바타는 병원에 갇혀 있는 나의 정보를 살아 움직이도록 해 나를 돕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팀은 오는 31일 혈액투석을 받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을 위한 ‘아바타 빈즈’를 선보인다.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핑크 아바타’에 이어 두 번째로 내놓는 헬스 아바타 시리즈다.

만성콩팥병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평소 지켜야 할 생활수칙들이 아주 많다. 만일 감염이나 식이 관리에 실패할 경우 고칼륨혈증, 요독증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여행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병원(혈액투석실)마다 투석 시스템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듯 늘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다 보니 우울증에 빠져 드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아바타 빈즈는 혈액투석 환자들이 평소 자신의 증상과 건강 상태 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기록하고, 관리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고, 건강을 다지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자가진단 기록과 각종 평가 설문, 환자의 라이프 로그 등 데이터를 그래프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어 담당 의사는 환자를 더 잘 치료하고 돌볼 수 있다.

헬스 아바타 등 스마트헬스케어 기술의 등장은 환자들이 진료와 치료 과정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참여의학’의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시스템에서 환자는 의사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는 수동적 존재일 뿐이다. 개인의 빅데이터인 헬스 아바타는 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해 더 많이 알게 함으로써 진단과 치료 과정에 개입하도록 이끈다. 김 교수는 “헬스 아바타는 라이프 로그 등 기록을 구체적 수치로 보여 주는 데다 혈액투석실 전체 환자들 가운데 자신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등 변화상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행동 변화로 이어진다”고 했다.

향후 지능형 에이전트 프로그램의 등장은 건강관리 데이터 수집과 관리를 보다 손쉽게 해 줄 전망이다. 김 교수는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 병력 등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을 가진 에이전트 소프트웨어가 전 세계 정보를 뒤져 맞춤형 저널 만들어 정기적으로 개인 사서함에 넣어 주는 것도 머잖아 가능해질 것”이라 했다.

스마트헬스케어 기술의 확산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최근 들어 라이프 로그 데이터 분석을 통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폰 앱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용 대상과 기능 등이 지나치게 일반적이거나 광범위한 탓이 크다. 김 교수는 스마트헬스케어 서비스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실제 이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은 신문에 끼어 오는 찌라시는 그냥 버려도, 세금고지서는 안 버린다”며 “정보가 의미가 있으려면 뭔가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강력한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건강지능(HQㆍHealth Quotient)이 올라가야 사회 전체도 더 건강해진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이 자신의 건강 데이터에 대한 주권 의식을 가져야 하고, 스마트헬스케어나 유전자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해 자신을 건강을 더 잘 챙겨야 한다.

현 의료서비스는 일단의 환자는 모두 같다는 가정 아래 이뤄지는 ‘평균의 의학’. 환자 개개인에게 딱 맞춘 치료가 아니다 보니 불가피하게 부작용 발생 등 일부 환자의 희생이나 비용 부담을 낳고 있다. 단적인 예가 약 복용의 부작용이다. 예컨대 A약을 먹을 경우 복용자의 약 80%는 병이 낫고, 20%가량은 별 효과가 없으며, 1~2% 정도는 부작용을 겪는 식이다. 그럼에도 약을 먹는 이유는, 먹었을 때의 이득이 안 먹었을 때의 상실의 크기를 웃돌기 때문. 현 의료시스템에서 약 복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현 의료시스템은 이런 경우 특이체질(idiosyncratic), 원발성, 원인미상 등 전문용어나 ‘복용 순응도가 떨어진다’ 등 표현으로 책임을 피해간다. 김 교수는 “내 유전자를 분석해 봤더니 혈액응고 인자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일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며 “유전자 분석이나 스마트헬스케어 등 첨단 기술은 의료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도구”라고 했다.

송강섭기자 eric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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