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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연합뉴스]주민번호 수집금지로 전화·인터넷 진료예약 안되면 관리자 14-08-0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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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앞두고 '정부-병원' 힘겨루기...환자만 골탕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한 주민등록번호(주민번호) 수집을 금지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이 불과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환자들의 병원 진료예약에 비상이 걸렸다.

이대로라면 법이 시행되는 8월 7일부터는 주민번호를 이용해 인터넷과 전화 등으로 진료예약을 하는 게 원천적으로 금지되지만, 대다수 병원들은 아직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각 병원에서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전화를 이용해 환자의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초·재진 진료예약을 받아왔다. 이는 환자에 대한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의료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내달 7일부터는 사정이 달라진다.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한 주민번호 수집을 원천적으로 막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병원들이 기존처럼 인터넷으로 환자의 진료예약을 받으려면 주민번호를 적게 돼 있는 예약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전화예약도 마찬가지로 주민번호 수집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이게 안되면 환자들이 진료 예약을 위해 매번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병원들은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의료기관에 한해 주민번호 수집의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병원들은 진료예약시 주민번호를 쓰지 않을 경우 신원확인 오류로 환자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예외조항 요구의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진료시스템 자체가 환자의 주민번호 기반인 상황에서 진료 예약시 주민번호를 받지 않으면 자칫 진료는 물론 검사, 투약 단계에서 환자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생년월일과 이름이 같은 환자가 10만3천명이나 되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예약 단계에서 각기 다른 주민등록번호로 신원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개인정보보호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이 병원 관계자는 "주민번호로 예약을 받지 않으면 건강보험환자와 의료급여환자의 구분이 불명확해져 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희귀난치성 환자 등에 대해 진료비를 감면해주는 정부정책에도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병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같은 생년월일의 동명이인이나 쌍둥이가 같은 날 예약을 하면 환자식별이 불가능할 수 있다"면서 "또 가족이나 대리인이 환자 본인 대신 인터넷이나 전화로 진료예약을 할 때 정확하지 않은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을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재진 환자의 경우 병원 진료카드 번호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세부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예약 통화가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질 것"이라며 "잘못된 인적정보로 예약한 경우에는 당일 진료가 어려워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본인 확인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돼 병원 측의 부담 증가는 물론 빠른 진료예약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일단 생년월일과 전화번호로 임시 등록번호를 생성시켜 예약을 받는 방법을 검토중이지만, 예외조항 인정 요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는 30일에도 협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진료예약 과정에서 주민번호 수집을 금하는 입장을 유지키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진료예약은 진료행위가 아닌 만큼 병원이라고 해서 개인정보보호에 예외를 둘 수는 없다"면서 "병원이 현행 시스템을 바꿔 환자로 부터 성명과 생년월일, 연락처만 받아 예약을 진행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자를 볼모로 병원과 정부가 힘겨루기를 하는 양상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김주한 서울의대 정보의학실 교수는 "의료기관의 개인정보 보안이 중요한 만큼 병원들이 무조건 정부 정책에 반대하기 보다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주민번호 대신 '개인별 건강보험카드 발급' 등의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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