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바이오정보의학 연구센터 개소


멀지 않은 미래에는 가상의 공간에서 ‘헬스아바타’가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7년간 140억원을 지원하는 연구센터로 선정된 시스템 바이오정보의학 연구센터(NCRC) 개소에 앞서 김주한 소장(서울의대 교수)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헬스아바타’ 개념을 소개했다.

김주한 소장은 “생명공학인 BT, 정보기술인 IT, 의학의 세 분야를 융합해 미래 맞춤-예측의학 시대를 열기 위한 개개인의 디지털 의료분신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헬스아바타를 갖게 되고, 개인의 유전적, 생물학적, 의학적 소인에 관한 정보를 기반으로 재구성되면서 BT-IT-의학의 진정한 결합체로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래에는 모든 개인의 자신의 헬스아바타를 갖게 되고, 잠들거나 일에 몰두한 시간에도 건강을 돌보게 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개개인의 헬스아바타는 스마트폰, IT기술 등을 활용한 건강 정보를 입력해 건강 정보를 얻는 형태다.

김 소장은 “유전자, 단백질을 비롯한 분자 수준에서 세포, 조직, 장기 및 개체에 이르는 생명공학적 정보의 체계적 재구성과 의료기록을 포함한 임상의학 정보의 통합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며 “의사, 간호사, 평가자, 관리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아바타들이 함께 상호작용하는 개발환경으로서의 헬스아바타 플랫폼을 통해 실현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공지능과 유전체 정보학 기술을 접합해 진단, 평가, 건강관리 등을 수행하는, 즉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아바타들이 상호작용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전산학적으로는 분산형 에이전트 기술이 접목되며, 정보학적 하부구조인 헬스아바타 플랫폼을 구축해 다양한 디지털 분신들이 플랫폼에 플러그인된다. 따라서 내가 잠든 사이에도 나의 아바타가 나의 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환경을 구축하게 된다.

특히, 그동안 어려웠던 의료기관간의 정보 통합을 개인 차원으로 이루어내겠다는 포부다. 개인의 경우 보안의 문제가 걸림돌이 돼왔지만, 익명의 아바타를 통해 개인 정보를 담지 않더라도 건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BT-IT-의학 융합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서울의대와 카이스트는 2014년 개교예정인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융합캠퍼스를 공동 설립할 예정에 있으며, 서울대의대 및 카이스트 전산학과 교수진이 한 팀을 이루고 있다.

서울의대는 지난해 정보의학실을 신설했고 2010년에는 대학원 의료정보학 협동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센터 지정으로 카이스트 또한 2011년에 가칭 생명의료정보학 대학원 과정을 설립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양측 프로그램은 학점 교류 및 공동-복수학위 수여 등도 추진해 본격적인 BT-IT-의학 융합인재 육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강력한 연구진의 융합이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이어 “이번 교과부 지정의 연구과제의 경우 가끔 발표되는 것으로 14개팀이 경합을 벌여 선정된 것”이라며 “센터 산하 7개팀이 유기적으로 협동하면서도, 하나로 묶을 수 있도록 연구진을 계속 충원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소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신경정신과를 전공한 전문의로서, 미국 MIT에서 공학 학위를 받고 하버드의대 칠드런즈병원에서 생명의료정보학 조교수를 역임한 대표적 융합인재다. 의학영상분석 소프트웨어조차 없던 1990년대 초 직접 코드를 작성해 MRI 뇌영상 분석방법론을 개발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5년 정신과 기록체계를 전산화했던 PsyBase 프로그램은 서울대병원에서 실제 사용된 국내 최초의 EMR이라는 평이다.

의대 교과과정에 의료정보학 교과목을 신설하고 생명정보학 강좌를 도입했으며, 정보의학실 초대 실장과 의료정보학 협동과정의 초대 전공주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내년 1월에는 아태지역 바이오정보의학 국제학술대회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임솔기자 slim@mmkgroup.co.kr